(빌 게이츠 기고문) 극빈국 GDP 계산방식의 문제점

May 30, 2013 by heesangju
좋은 시절에도 극빈국을 위한 원조는 항상 부족했습니다. 정부와 기부자들은 어느 나라에 저금리 대출과 백신보조금을 제공할 것인지, 어느 나라가 스스로 경제를 꾸려나갈 수 있는지 끊임없이 판단을 해야합니다. 저처럼(필자 빌게이츠) 원조 재단을 운영하거나 정책결정을 하는 사람은 세계은행의 보고서에 파묻혀 현실을 파악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때 가장 많이 쓰이는 지표가 1인당 GDP입니다. 해당국가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를 인구 수로 나누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이 수치가 굉장히 부정확하다는 겁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문제가 특히 심각합니다. 각국 통계청의 자료가 부정확하고 GDP로 측정하기 어려운 경제활동도 많습니다. 사이몬프레이져 대학의 모텐 제르벤(Morten Jerven) 교수에 따르면, 자급자족하는 농부처럼 수치로 잡히지 않는 경제활동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아프리카에서는 이런 자급자족형 경제가 굉장히 큽니다. 수치가 자주 업데이트되지 않기에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 이를테면 휴대폰 산업의 영향을 제때 잡아내지 못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몇 년 전 가나의 GDP가 1년만에 60% 성장했는데, 이게 실제 경제가 성장한 건지 통계적 오류였는지 사람들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GDP 계산 방식도 다양해서 같은 통계자료를 가지고도 조정방법에 따라 세계은행의 World Development Indicators, 펜실베니아 대학의 Penn World Table, 그로닝엔 대학의 Maddison Project 모두 다른 결과를 보여줍니다. 이를 테면 라이베리아는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서 각각 두 번째, 일곱 번째, 22번째로 가난한 국가입니다. 이와 같은 GDP의 부정확성 때문에 인구와 의료 관련 설문(Demographic and Health Survey)이 별도로 이루어지기도 하고 위성에서 찍은 불빛(Demographic and Health Survey)을 국가의 개발수준을 판단하는 데 쓰기도 합니다.
GDP를 정확히 측정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제르벤 교수가 주장하듯 세계은행 등 국제기관과 기부자들은 아프리카 통계청에 좀더 정확한 데이터를 요구하고, 필요할 경우 투자 지원도 해야합니다. 현실을 정확히 파악해야만 가장 도움이 필요한 곳에 효과적인 수단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죠. (Project-syndicate, Bill Gates)
* 역자주: Project-Syndicate는 각분야 전문가의 기고문을 받아 제공하는 기관입니다. 해당글은 빌 게이츠의 기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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